이번에는 저번에 이어서 시스템 분석을 계속 이어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와우의 유저들은 가난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시스템이 동작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경매장 시스템입니다.
가난해진 유저들은 정해진 방법대로 어떻게든 골드를 마련하려고 퀘스트를 열심히 플레이 할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돈을 버는 공식적인 방법인 경매장을 통해 약간의 재화를 축적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유저들이 획득한 아이템은 몬스터를 잡아서 얻는 아이템이 있을 것이고 제작을 한 유저들이라면 제작을 통해 만든 제작 아이템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제작을 하는 유저들이 더욱 더 가난한 삶을 사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제작을 통해 만들어진 아이템을 다시 경매장을 통해 팔 수 있다면 유저는 어떻게 느끼게 될까요. 유저는 일정 부분 제작을 통해 골드를 벌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선택지를 통한 자유도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유저는 제작을 포기할 수 없게 됩니다.
경매장에서 아이템을 팔고 못팔고의 문제는 유저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바로 가격 조정을 통해 아이템의 가격을 높이거나 낮추어서 팔리는 속도를 조절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유저들이 경매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상점에 아이템을 팔 때는 즉시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적으로 정해진 최소한의 골드만을 받고 팔아야 하기 때문에 이것은 거래라고 여겨지지 않습니다. 거래에는 반드시 흥정이 뒤따르기 마련인데 상점에서 아이템을 매매하는 행위안에는 흥정이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경매장은 이미 골드가 충분한 유저들이 최소한의 노력으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골드가 부족한 유저들이 노력을 통해 아이템을 얻어 판매하고, 골드가 충분한 유저들이 그 아이템을 사는 구조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가난해서는 안되었던 것입니다. 누군가는 골드가 부족하지 않은 수준으로 있어야 경매장에서 골드를 사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와우에는 이런 다양성이 존재합니다. 퀘스트를 통해 성장하는 유저는 가난하지만 아이템의 기본 구성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사냥만으로 성장하는 소수의 유저는 골드가 부족하지는 않지만 아이템의 드롭에만 성장을 의지해야만 하기 때문에 아이템의 기본 구성을 갖출 수 없습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경매장 시스템입니다. 이 둘의 각기 다른 성장 욕구를 채워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와우는 mmorpg입니다. 직업끼리의 전투 밸런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투 밸런싱이 잘 맞아야 롤플레잉이 성립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인스턴스 던전이 존재합니다. 퀘스트를 따라 성장하는 유저는 필드 퀘스트도 진행하지만 인스턴스 던전 퀘스트도 진행하게 됩니다. 솔로 플레이에 강력한 도적 유저나 흑마법사 유저가 많은 것은 와우가 꼭 파티플레이로만 성장할수 있도록 게임을 디자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필드는 솔로 플레이 위주로 인스턴스 던전은 파티플레이 위주로 돌아가는 게임인 것입니다.
만약 솔로에 강한 도적이나 흑마법사가 인스턴스 던전에서조다 강력한 파워를 발생시킨다면 직업간의 밸런스를 실패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인스턴스 던전의 구조를 살펴보면 몬스터의 배치나 던전 플레이 구조가 도적이나 흑마법사처럼 솔로 플레이에 강한 직업에 매우 불리하게 디자인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사나 힐러, 성기사 처럼 필드에서 솔로 플레이가 어렵다고 느껴지는 직업들이 인스턴스 던전에서 환영받는 이유는 그 직업들이 해당 인스턴스 구간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던전 구조를 갖추고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게임디자인은 자연스럽게 특정 직업군을 인스턴스 던전이 아닌 필드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특정 직업군의 문제로 인식되게 됩니다. 이 문제는 최고레벨 이후에 인스턴스 던전과 레이드 던전 만으로 플레이되는 직업군이 강력해지며 더욱 심각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와우의 게임 디자이너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던에서 소외받는 필드 플레이어 직업군을 위해 RVR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그에 맞는 패치를 지속적으로 하게 됩니다. 인스턴스 던전에서 느끼지 못하는 게임의 재미를 필드 전쟁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 대표적인 패치가 바로 전장입니다.
아웃랜드 확장팩으로 넘어오면서 아제로스 시스템의 대표적 문제였던 비주류 직업들의 상향 패치와 인스턴스 던전의 구조를 그들이 충분히 활약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특정 직업군들이 필드와 던전 모두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해 밸런스를 해칠 것을 우려해 밸런스 조절을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다시 경제로 돌아오면 경매장은 제작과 퀘스트를 시작으로 동작하고 아이템을 팔기 위해 초록색 매직 아이템들도 경매장에 등장합니다.
귀속시스템은 무분별한 아이템의 공급을 차단하고 게임 내의 인플레이션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본 시세가 형성된 상태에서 재화를 마련하기 위해서 팔고 팔리는 선순환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한국 시장의 게임들을 살펴보면 사냥을 통해 재화를 마련하고 게임에 투자한 시간을 골드로 보상받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거래에서조차 거래 시간을 비용으로 추가하기 때문에 아이템의 가격이 시간에 따라 비싸지는 형태입니다.
와우의 경우 파는 사람이 경매장에 물건을 등록하면 그 시간동안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는 자유도를 얻고 재화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이것은 아이템이 필요해서 사는 사람이 시간을 투자하는 구조를 가지게 됩니다. 기존의 게임들처럼 파는 쪽이 시간을 투자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판매 가격이 형성됩니다. 이런 시스템을 동작하는 배경에는 퀘스트를 통해 추가 재원을 마련하고 제작을 통해 아이템을 획득하는 구조가 성공적으로 동작하기 때문입니다.
와우의 게임 디자인은 철저하게 퀘스트 중심으로 동작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현재는 누구도 이것을 부정하지 않고 한국 게임들도 그 맥락을 따라가고 있습니다만, 와우가 처음 나온 시절 이런 플레이 방식은 모두에게 적응의 시간을 가지도록 하였습니다. 어떻게든 유저들에게 퀘스트를 시켜야만 했던 게임 디자이너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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