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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이야기

바람의나라 진화를 알아보자.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국내 mmorpg 중 가장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게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넥슨의 바람의나라 입니다. 바람의나라는 1996년 4월달에 출시된 국내 최장수 온라인 mmorpg입니다.

바람의나라는 고구려와 부여를 중심으로 연과 무휼 등이 배경으로 등장한 전통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 시절도 마찬가지지만 세계관이 그렇게 유저에게 직접적으로 중요하지는 않았습니다.

바람의나라가 처음 서비스되던 시절은 이제 막 국내에 pc방이 처음으로 생겨나던 시기입니다.

그 당시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가 국내에서 인기를 휩쓸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한국의 pc방이라는 특수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처음 미국에서 서비스되었을 때 처참하게 실패한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대박이 나고 다시 역으로 미국에서 그 열풍에 힘입어 성공작의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시절 pc방은 1시간 자리에서 컴퓨터를 하는데 평균 1000원을 받았습니다.

20여년이 더 지난 지금 pc방 요금이 한 시간에 1500~2000원 정도 하는 걸 감안하면 물가 상승률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낮아보이기 까지 합니다.

스타크래프트 및 기타 이용은 천원을 받았던 것에 비해서 바람의나라는 한 시간에 이천원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이유는 그 시절부터 바람의나라를 피씨방에서 플레이 하려면 해당 피씨방은 넥슨에 추가로 돈을 지불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게임 정액을 업주에게 받았던 시스템이 그 때도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바람의나라를 피씨방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일반 이용료보다 더 비쌀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람의나라에는 전사, 도적, 주술사, 도사 4개의 직업이 존재했습니다. 물론 평민은 그때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직업이 훨씬 많아지고 승급 차수도 많이 높아졌지만 그 당시에는 전직도 없었고 99레벨을 지존이라고 불렀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지존이라고 부르긴 하는 듯 합니다만 그 의미가 그 당시의 지존과는 많이 다르게 됐습니다.

99를 만드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기 때문입니다.


평민에서 흔히 우리가 바람의나라를 떠올릴 때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다람쥐나 토끼를 잡으며 5레벨을 만들면 전직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바람의나라 전사는 이름 그대로 체력을 바탕으로 스킬이 구성된 직업입니다.

도적은 민첩성과 체력과 마력의 밸런스를 조화롭게 이뤘던 직업입니다.

주술사는 마력을 공격력으로 사용하는 직업입니다.

도사는 마력을 체력으로 바꾸는 기술을 사용하는 직업입니다.


사실 바람의나라가 설계된 디자인이 체력과 마력을 소모하여 전투를 치르는 방식으로 굳어져버렸기 때문에 전사와 도적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지금도 체력과 마력을 소모해서 싸우는 전투 메커니즘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으니까요. 아무튼 이 시절에는 게임 초기 서비스시절이었고 이제 막 네트워크로 게임을 즐기던 고대시절이었기 때문에 정말 각종 버그가 난무했습니다. 지금도 가끔 버그가 발생하긴 하지만 이미 서비스된지 오래되서 안정화가 끝난 게임이기 때문에 지금하고는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대표적으로 자주 등장했던 버그가 바로 돈 복사 버그였습니다. 돈 복사가 얼마나 심했는지 잠깐 설명하자면 사람들이 돈을 바닥에 마구 뿌리고 다닐 정도였습니다. 돈의 가치가 매우 하락하게 되었고, 넥슨은 이럴 때마다 서버를 뒤로 돌려서 다시 해결하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 서버를 뒤로 돌리는 행위를 일명 빽썹이라고 불렀는데 이런 빽섭때문에 선량한 유저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 상황이 정말 자주 발생하곤 했습니다.


버그를 이용하지 않고 선량하게 게임하던 유저들은 빽썹때문에 그 동안 쌓아둔 경험치, 레벨업, 아이템이 모두 날아가버리는 황당한 상황을 그저 바라만 봐야 했습니다. 지금이야 항의하고 그래도 당당하게 고객의 권리를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 당시 그 시절에는 넥슨 역시 작은 구멍가게에 불과했고 고객센터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질리 만무했습니다. 특히 앞에도 이야기했던 것 처럼 그 당시 바람의나라를 즐기던 사람들은 대부분 초~중학생들이었는데 한 시간에 이천원정도 하는 피씨방 비용을 지불하면서 게임을 하던 시대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피씨방에서 만원을 내고 다섯시간을 플레이했는데 다음 날 접속해보니 모두 날아가버리는 황당한 사건들이 일상처럼 반복다는 말입니다. 그러면서도 바람의나라를 계속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재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당시 온라인 게임 자체가 없었던 것도 있지만 그 시절 바람의나라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각종 버그와 지금보면 수준낮은 그래픽과 단순한 게임성이었지만 그 단순함과 개그스러운 여러 상황이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지던 시절이 분명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바람의나라는 매일 각종 버그와 사기, 그리고 성장을 거듭하며 현재도 우리 곁에 남아있게 됩니다.

올해 바람의나라 모바일이 출시된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많은 유료화를 진행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아무리 그 시절 향수를 다시 재현한다고 하더라도 그 때 그 초등학생들이 지금은 어엿한 사회인일 것이고 시대도 생각도 너무도 변해버렸습니다.

유저들만 변한것은 아닐 것입니다. 게임을 개발하던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모두 변했고 가장 대표적으로 디바이스가 변했습니다.

이제는 월 몇만원만 지불하면 마음껏 게임을 하던 그 정액제 바람의나라가 아니니까요.


우리는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면서도 또 한번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시절 부모님 몰래 모뎀으로 접속해서 밤새 사냥을 했던 기억을 잊지 않고있기 때문입니다.

99레벨을 달성하기위해 통신료를 최소 수십만원 이상 써본 세대라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