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에서 퀘스트란 선택이 아닌 강제였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유저에게만 해당 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유저가 퀘스트를 어떻게든 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와우 디자이너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결국 와우란 최종 컨텐츠를 RVR로 잡은 게임입니다. 서양에서도 그 동안 진영간 전쟁을 소재로 하여 나온 게임들이 많이 있었지만 게임의 성공과는 별개로 컨텐츠가 제대로 동작한 게임은 극히 드물기 때문입니다. 와우도 그렇습니다. 워크래프트의 이름을 따와 기본 성공을 보장받은 상태였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게임 시스템의 성공은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랠름전을 필수로 유저들에게 각인시키고 플레이 시키기 위해서는 게임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게임이 동작해야 했고 그 중심에는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가 있어야 했습니다. 유저들의 행동을 원하는대로 이동시키고 플레이 시켜 결국 최종적으로 랠름전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 디자이너의 목표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랠럼전을 성공 시켜야 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와우라는 이름에 정답이 있습니다.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는 호드와 얼라이언스가 전쟁을 벌이기 때문입니다.
힐스마을, 그늘숲, 소금평원 등지에서 최초 분쟁지역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진영간 PVP는 유저들로 하여금 적대적 관계는 형성시키게 됩니다.
아라시분지와 가시덤불 숲의 진영전은 그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도록 게임을 디자인했습니다.
하지만 40레벨 이후의 플레이 패턴은 약간 달라져야 했습니다.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pvp가 필요했고 그 이유는 바로 최고 레벨 이후의 랠름전을 유저들에게 학습시켜야 했기 때문입니다. 유저들은 결국 언젠가는 최고 레벨이 되고 그 이후에는 산발적인 pvp도 중요했지만 랠름전에 목숨걸고 참여하도록 만들어야 게임의 매커니즘이 동작하기 때문입니다.
고레벨이 저레벨을 학살하는 것은 어떤 유저나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고레벨이 되고나면 결국 모든 유저는 같은 레벨에서 동일하거나 비슷한 상황아래 경쟁을 하게 됩니다. 이전 성장 구간처럼 약한 유저를 대놓고 학살 할 수 있는 플레이 방식은 나오기 어렵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렇기에 비슷한 레벨과 싸우는 경험을 최고레벨 이전에 충분히 전달해놓아야 했습니다. 그래야 최고레벨 이후의 pvp에서 패배했을 때 상대적 박탈감을 덜 느끼고 게임을 지속적으로 플레이 해줄 것입니다.
그런 고민을 해결하는 장소로 와우의 디자이너가 정한 필드가 바로 40레벨 구간의 타나리스 구간입니다.
이전에 이미 상대 진영과의 적대적 감정을 성공적으로 만든 디자인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탈것의 존재는 상대방보다 내가 50%이상 빠른 기동력을 바탕으로 상대의 뒤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반대로 말하면 상대방도 언제든지 나의 뒤를 잡을 수 있다는 불안함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것은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바로 커뮤니티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게 됩니다.
언제든지 내 뒤를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저는 같은 진영의 다른 유저와 합공을 펼치게 됩니다.
내 뒤를 봐줄 아군을 만들어 놓으려는 전략을 이 때부터 펼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이런 우호적인 플레이를 만들지 못한 유저에게선 새로운 플레이 패턴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상대 진영과의 공존입니다. 만약 상대 진영이 사냥중이라면 내가 선공을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상대 진영 유저를 쓰러뜨렸다고 하더라도 상대 진영 유저가 부활하여 지금의 이 곳으로 다시 이동한다면 상황은 반대가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바로 그 상황을 회피해버리던가 공존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평화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퀘스트의 동선이 겹치기 때문에 불안감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나와 공존하는 다른 유저가 아닌 제3의 유저가 날 공격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은 타나리스 필드를 마칠때까지 지속적으로 반복됩니다. 게임의 레벨디자인이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유저가 퀘스트를 포기하지 않는이상 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은 크게 없습니다.
그렇다면 유저는 퀘스트를 포기하는 것을 선택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는 유저가 퀘스트를 포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임의 설계 디자인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는 지속적인 스트레속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 디자이너는 유저가 싸우지 않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유저는 결국 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스스로 선택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최대한 안전한 상황을 만들어버리는 것입니다.
그 선택은 바로 무자비한 선공과 무차별 공격입니다. 상대를 완전히 제압해버리면 자신은 안전한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회피와 공존을 선택했던 유저도 결국에는 무차별 공격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이 게임의 디자인입니다. 게임 디자이너는 충분히 유저들끼리 타협을 통해 전쟁을 벌이지 않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대화가 되지는 않지만 상황을 잘 만들어놓으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공존을 택하는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다들 즐겁게 게임을 플레이하며 피해를 주고 싶어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퀘스트를 하는 동선을 모조리 겹치고 서로 죽이지 않으면 피해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동선을 만들어놓고 결국은 그 스트레스를 벗어나기위해 상대를 공격하도록 만들어놓은 게임이 바로 와우입니다.
이것이 바로 최고레벨 이후에도 전쟁을 멈추지 않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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