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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이야기

아웃랜드 패치의 의미 분석입니다.

아제로스에서 아웃랜드로 넘어오면서 와우 디자이너가 의도한 것들을 분석하며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아웃랜드로 넘어오면서 변화된 게임 디자인 중 특징적인 것으로 꼽을 수 있는것이 바로 필드에서의 pvp나 rvr을 중심 컨텐츠로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보다 유저들을 던전에 더욱 몰입하도록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어쩌면 게임 시스템만의 변화라기보다 전체적인 게임의 흐름을 변화시키고 거기에 맞추어 시스템을 업데이트 하는 방향으로 신규 패치를 기획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rvr의 경우도 필드보다는 시스템에 의한 던전 중심의 rvr을 유도했습니다.

나그란드의 할라야 전쟁던전, 지옥불반도의 경기장 점령전 등이 대표적으로 그것을 나타내주는 컨텐츠입니다.


아제로스때보다 더 균형잡힌 진영의 인구비율을 이용해 아웃랜드에서는 필드를 잘게 쪼개서 빠르게 필드를 이동하도록 디자인해놨습니다.

동선 역시 호드와 얼라이언스가 서로 레벨차이를 두고 만나도록 디자인하지 않고 자주 만나지 않도록 디자인되어있습니다.

어자피 확장팩에서는 모두 동일한 레벨에서 동시에 성장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호드와 얼라이언스가 모두 동일한 성장 패턴으로 성장하도록 디자인하였습니다.


또한 완전히 전투를 할 수 없는 상태의 비행 탈것이 그 대표적 예입니다.

만약 필드에서 전투를 벌이기원했다면 와우에서 비행 탈것은 그 대표적 컨텐츠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늘에서 제공권을 장악 한 뒤 필드에 있는 상대 진영을 학살하는 장면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유롭게 비행상태에서 추격전을 벌이며 상대 진영을 쫓고 쫓기는 모습은 한 편의 영화같은 느낌마저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이 모든 것을 포기해버렸습니다.


전투하나만 추가했다면 할 수 있는 수 많은 컨텐츠를 비행 상태에서 전투를 못하게 함으로써 모두 버려버린 것입니다.

한국의 mmorpg중 아이온이 비행상태에서 전투를 벌여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입니다.

이것은 즉 더 이상 와우에서 전쟁 컨텐츠를 앤드 컨텐츠로 삼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은 것입니다.

블리자드가 과연 기술력이 부족하여 비행에서 전투를 제외시켰을까요.


아웃랜드로 넘어오면서 호드와 얼라이언스간의 진영 싸움이 줄어든 이유이고 이것은 철저하게 와우 디자이너에 의해 의도된 것입니다.

필드 전쟁을 줄이면서 유저들은 신규 인스턴스 던전으로 이동시켜놓은 것입니다.

패치된 던전의 구조를 살펴보면 기존 던전보다 간단하게 디자인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꼬불꼬불하지 않고 쭉 뻗은 던전의 길이나 팻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넓게 디자인된 방, 한 두마리의 몬스터만 제압하면 되는 쉬운 레벨 구성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왜 패치된 던전이 더욱 어려운 것이 아닌 쉬운 디자인으로 개발되었을까요.


필드에서 머무는 동안 전쟁이 줄어들었으므로 필드에서 장점을 발휘하던 도적, 흑마법사 등이 즐길 컨텐츠가 줄어든 것입니다.

이들이 그 동안의 던전에서 받던 스트레스를 줄이고 자연스럽게 던전 파티플레이에 녹아들게 하려면 일단 이런 직업군들이 자유롭게 플레이 할 수 있는 레벨디자인이 구성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필드에서 방황하던 직업들이 파티에 참여하여 인스턴스 던전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필드 플레이는 줄어들도 인스턴스 던전 플레이가 증가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스턴스 던전을 왜 핵심 컨텐츠로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요.

블리자드는 이 시기에 1년에 한 번씩 확장팩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패치하겠다는 선언을 합니다.

이 선언을 비추어볼때 1년에 한 번씩은 컨텐츠가 추가로 개발된다는 것을 뜻하는데, pvp는 특별한 컨텐츠 패치 없이도 자연스럽게 동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패치 방향성과 앤드컨텐츠의 방향성이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인스턴스 던전 위주로 유저들을 적응시켜서 성장시켜놓으면 당연히 유저들은 다음 버전의 확장팩을 기대할 것입니다. 확장팩에는 필수로 신규 던전이 추가되고 아이템과 몬스터 및 다양한 보상이 추가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pvp를 최종 컨텐츠로 밀고나가면서 필드 전쟁을 주력으로 삼았다면 새로운 확장팩에 대한 기대감이나 만족도가 높지 않을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확장팩 패치를 시작으로 기존 아제로스에서 삼던 메인 시스템들의 비중을 줄여나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40인 이상의 레이드는 그 무게감이 너무 무거워서 축소하고, 그 인원을 대규모 rvr전장으로 돌려놓았습니다.

이 대규모rvr의 전장이 성공적으로 동작하면 굳이 필드에서 서로 죽고 죽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적대적인 감정이 쌓일 것입니다.

그리고 목적없이 싸우는 현상이 아닌 rvr컨텐츠를 플레이하여 성장하기 위해 더욱 더 진영전에 몰입할 것은 뻔한 일입니다.


이것이 아웃랜드 패치의 의미입니다. 그러다보니 아웃랜드 패치 초기시절에는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 동안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던 유저들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것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와우는 이런 현상을 넉넉한 보상을 줌으로써 잠재우는 것을 선택하게 됩니다.

아웃랜드는 그렇게 유저들의 품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