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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이야기

wow디자인 문제점 분석 두 번째로 알아보자.

와우의 게임 디자인적 문제를 이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제작 기술이 유저들에게 사랑받으려면 기존 시스템과의 충돌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기존의 아이템 체계를 유지하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디자인적인 관점에서는 꽤나 어려운 작업입니다.

대장기술을 살펴보면 무기와 방어구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무기만 하더라도 다양한 종류의 디자인이 나왔습니다. 이것은 가볍게 살펴보면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다양성과 자유도를 주는 좋은 디자인이 맞습니다.

하지만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이것은 대장기술에 패널티를 적용한 것입니다.

초반에는 모든 제작이 하나의 제작트리를 통해 완성됩니다. 나중에 후반기에 들어서서는 자신이 원하는 제작 트리를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최고레벨 이후 필요한 쓸만한 장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하나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검, 둔기, 도끼, 방어구 제작 등으로 나눠져있습니다.


이것은 디자이너로써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연금술의 경우 너무 당연하게도 인스턴스 던전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제작입니다.

인스턴스 던전의 난이도를 구분하는 여러 요소 중 저항이라는 요소가 존재합니다.

이 저항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연금술입니다. 이미 완성된 디자인에서 저항은 하나의 중요한 레벨디자인 요소였습니다. 또한 드랍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저항 아이템을 드롭으로 만들게되면 기존 드롭을 구성해놨던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 뿐 아니라 유저들의 게임 동선또한 디자이너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게됩니다.


저항 아이템을 드롭이 아닌 유저들이 직접 만들고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든것은 이미 완성된 게임 구조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제작이라는 것은 아이템을 새롭게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뜻합니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착용하는 아이템이 되어야 할 것이고 해당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저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마법부여로 만들 수 있는 가장 메리트있는 아이템은 바로 마법봉입니다.

마법봉은 드롭이 아닌 제작을 통해 제작하는 것이 초기 와우에서는 가장 성능이 뛰어났습니다.

이것은 유저로 하여금 엄청난 메리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능력이 되지 못해서 고급 인스턴스 던전에 참여하거나 클리어 하지 못하는 유저들도 스스로 아이템을 만들면 가장 좋은 성능의 아이템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법부여로 아이템의 성능을 결정한다는 것은 유저들로 하여금 약간의 자유도까지 느끼도록 만들어버리니 말입니다.


유저가 조금이라도 더욱 강해지기 위해서는 선택할수 있는 구조가 마법부여밖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엄청난 메리트를 누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돈입니다. 이 마법부여를 마음껏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재료와 돈이 필요했습니다.

마법부여에 들어가는 원 재료는 가루를 만들어야 합니다.

옷감의 공급이 많아질수록 마법부여를 익힌 유저는 재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국 옷감은 마법부여의 숙련도를 올리는 쪼개는 아이템이 될 것이고 옷감을 팔수 없는 구조에서 돈을 벌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유저는 마법부여를 하기 위해서는 점점 가난해지는 구조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게임 서비스 초반에 유저들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주면 그 이후에 합류한 유저들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당 시스템으로 편입되게 됩니다. 서버 초기에 유저들에게 제작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게임 후반에 참여한 유저는 재료 아이템이 고레벨 유저들에게 지속적으로 판매가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시스템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유저들은 필요없으면 절대 하지 않습니다. 유저들이 특이한것이 아니고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인스턴스 던전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어야만 했습니다. 게임 시스템이 완성된 이후에 기획된 것이기 때문에 기존 시스템과의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필요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인스턴스 던전에서의 필요입니다.

레벨업 과정에서는 어쩌면 사용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레벨업 과정에서는 레벨을 올리는 퀘스트만을 플레이하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최고레벨의 유저들이 필요를 느끼면 자연스럽게 게임 내에 그 필요가 퍼질것입니다. 그렇다면 최고 레벨이 되지 않은 유저들도 미래에 최고레벨이 될 것이기 때문에 먼저 필요한 제작들을 연습할 것입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최고레벨과 저 레벨들이 제작을 경험하는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서버 초기에는 이런 현상이 발생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레벨업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최고레벨 던전에서의 저항, 강한 몬스터와의 대결에서 치료, 제작을 통한 좋은 능력치의 장비 마련 등 각자의 상황에 맞는 선택은 최고 레벨에서 선택해도 늦지 않았다는 판단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약간 다른 것을 꼽자면 낚시입니다.

낚시는 꼭 해야만 하는 컨텐츠가 아닙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하는 컨텐츠입니다. 그래서 낚시는 개인의 플레이 스타일을 많이 따라갑니다.

게임 디자인은 모두에게 선택권을 줘야 합니다. 어느 한 방향으로만 끌고 가기에는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와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런 문제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것이 게임 디자인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